전셰계적으로 고금리 고성장의 시대를 뒤로하고 요즘은 저금리가 매우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어렸을 적 대출금리 두자리수를 보고 자란 세대인 나이지만, 언제부터인가 계속되던 2-3%대 금리가 너무 친숙해진 탓에 이젠 7-8%만 되어도 고금리로 인식될 지경이다. 고금리 시대에는 원금에 붙는 이자가 적지 않아 저축으로도 투자가 가능했지만, 이 역시 옛날말이 된지 오래인지라 투자를 하지 않으면, 노후자금계획을 세울 수가 없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기대수명이 100세, 요즘 태어나는 세대들은 120세까지 살 수 있을 거란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 사람의 생애주기상 돈을 버는 시기는 특정시기에 한정되는데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노후자금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알아보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후자금은 일시에 모을 수가 없고, 소득이 있는 동안에 소득의 일부를 강제 또는 자율적으로 적립해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며, 국가에서는 경제활동을 통해 소득을 벌기 힘든 노후 생활을 위해 경제활동기간 동안 벌어들인 소득의 일부를 적립하는 제도를 연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연금은 운영주체가 국가인 공적연금제도와 국가가 아닌 사적연금제도로 나뉘는데,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국민연금보다는 개인들이 능동적으로 미리 알아보고 준비할 수 있는 사적연금에 대해서 알아보고 대비하고자 한다. 말 그래도 사적연금은 개인이 자발적으로 가입하고, 직접 계좌를 관리하는 연금제도로 투자상품의 선택과 금액조정 등에서 자유도가 큰 편이다.
사적연금의 종류는 요즘 많이들 하고 있는 연금저축, IRP(Individual Retirement Plan) 등이 있고,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한 노후소득을 보완할 수 있는 사적연금에 대해서 나라가 모두 책임질 수 없는 국민들의 노후자금 준비를 독려하는 의미로 각 상품별로 세액공제를 제공하여 세액공제 한도 내에서 불입하는 근로자들에게 금전적인 혜택을 주기도 한다. 다만, 세금혜택을 받게되면 장기적으로 운용해야하는 자금특성상 중도에 해지하거나 인출하는 경우 세액공제받은 혜택도 도로 환수되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연금저축은 연간 최대 6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총 급여액 (종합소득금액)이 5,500만 원 이하인 경우 16.5%, 그 이상인 경우 13.2%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IRP는 연금저축을 포함하여 연간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세액공제와 관계없이 불입은 연간 1,800만원까지 가능하다. 실제 생활하다 보면 연간 1,800만원의 적지않은 돈을 중도해지가 까다로운 장기상품에 넣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우므로, 세액공제의 한도까지만 가입하는 것이 일정금액 적립과 세금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13-16%의 세액공제는 저금리 시대에 꽤나 메리트있는 혜택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근로자들은 사회초년생일 때부터 연금저축 또는 irp계좌를 불입하는 것이 적은 금액으로 장기간 안정적인 노후자금 마련이 가능한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방법 말고도 어느 시기에 인출해서 쓰는지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 말그대로 연금은 소득이 끊어진 시점부터 죽을 때까지 이어져야 하는데 수령시기를 늦출수록 세금 관점에서 유리하다. 연금소득세는 연금 수령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55세~70세는 5.5%, 70~80세는 4.4%, 80세 이상은 3.3%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세율은 낮아지므로, 낮은 소득세를 부담하며, 불입원금이 조금 더 장기간 운용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데도 작게나마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건강상태를 고려해 보면, 대개 80세 이상으로 가면 정상적인 수령이 많아지는데, 건강할 때 그간 불입한 돈을 꺼내서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조기 수령도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일반적 기준보다 조기 수령 시 1년에 6%씩 감액된 금액으로 수령하게 되므로 건강상의 특수한 이유가 있지 않는한 조기수령은 권장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69년생이 3년을 앞당겨 62세에 받게 된다면 18% 감액된 금액으로 받게 되며, 100만 원을 82만 원으로 줄여 받게 된다.
또한, 사적연금은 노후 준비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지만,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는데, 연금액을 연간 1,200만 원 이상 수령하게 되면 종합소득세 과세대상이므로, 연금소득 외에 타 소득이 있는 경우 그에 따른 세금을 내야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퇴직 후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건보료에 많이 예민해지는데, 다행히도 사적연금 소득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현재 상황이며,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앞으로도 포함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세제혜택을 받은 연금과 받지않은 연금에 따라 납부하는 세금이 다르다는 것도 알고 있어야 한다. 세제적격 연금은 납입할 때 소득공제 혜택이 있으나, 수령할 때는 소득세를 납부하며, 세제비적격 연금은 납입할 때 세액공제가 없는 대신 수령할 때는 비과세인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연금이라는 상품 특성상 사회생활 초장기부터 불입하여 오랜 기간 운용할 수록 수익이 극대화되는데, 시간이라는 지렛대를 이용하되 수익을 높일 수 있는 투자상품 선택을 위해서는 연금가입자 개별적인 공부라 필수적이라 하겠다. 시중에 연금운용을 위한 투자상품에 대한 책자도 많이 있고, 공격적인 자산과 안정적인 자산의 비율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s&p, 니케이 같은 해외주식이나 채권에도 투자할 수 있고, 국내주식시장에 투자할 수도 있고, 불입을 시작하는 나이대에 따라 젋을수록 운용시간이 길어지므로 조금은 공격적인 운용,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8:2 또는 7:3 등의 비율로 관리할 수 있고, 40-50대에는 불입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보니 안정적인 운용을 권장하고 있으나, 개인의 경제적인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나라 특성상 국민들의 자산이 대부분 부동산에 한정되어 있고 국내주식시장의 벨류업 등이 현재로서는 미약한 상태라 주식과 채권 등 금융자산으로 준비하는 연금은 국내부동산과 상관관계가 낮은 해외주식으로 준비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낫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조금 더 안정적이라 생각한다. 미국주식만 보더라도 국민들의 자산이 70% 주식시장에 있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자금유입으로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개인적인 사견으로 시장에 대한 견해와 개별적인 노후자금계획에 따라 현명한 판단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선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기본 공부가 필수적이라 생각된다. 피땀흘려 번 소중한 돈으로 조금씩 모으는 노후자금이며, 노동소득이 끊어질 때 나의 생활을 지탱해줄 버팀목이므로 공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