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처음해보는 실거주 갈아타기- 1단계

실거주 갈아타기의 첫 단계

  1. 내 소득으로 대출가능한 금액대 추정해보

일시불로 소비하는 내 생애 최대금액

우선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최소한 얼마에 내놓아야 되는지를 결정하기 위해 대출상담어플을 통해 1금융권, 2금융권 등 내 소득으로 대출가능한 한도를 알아보았다. 한정된 시간에 일일히 은행들을 찾아갈 수가 없었고, 이때만 해도 부동산중개업소를 가보지 않아서 부동산을 통한 대출상담사와의 접촉도 어려웠다. 그런데 요즘엔 생각보다 대출상담어플들이 다양해졌고, 실시간으로 꽤나 상세한 내용으로 상담 받을 수 있어서 회사에 메여있는 직장인으로서는 매우 편리하다고 느꼈다.

대출심사에서 중요시하는 소득은 평균적으로 높은 편에 속했지만, 서울 집을 제외하고 지방 1주택에 담보대출이 있어서 생각만큼 한도가 나오지 않아서 잠시 당황하기도 했다. 그만큼 내가 내 소득으로 취할 수 있는 대출의 범위도 모르고 자본주의 세상을 살았다는 생각에 스스로 반성하게 됐다. (새로 구입하는 담보대출 외의 담보대출은 DSR 계산 시 180개월로 돌려서 대출한도를 확 줄인다는 걸 알았음)

1금융권에선 필요자금 확보가 안 되어서 DSR이 다소 높게 적용되는 2금융권을 알아보았고, 보험사, 캐피탈 등의 기관에서 내가 필요한 만큼의 한도가 나온다는 가심사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건 부담가능한 원리금상환금액이나, 투자를 위한 절약모드로 전환한 지 1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는 시점이라 크게 무리없이 조금은 빡빡하게 갚을 수 있는 원리금 수준에서 대출한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 한도가 많이 나와야 그 안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으니말이다.

대출가능한 금액대를 확인 후 순수한 매매대금 외에 추가로 확인해야할 것들이 있다.

바로 취득세, 중개수수료 그리고 소유권등기이전에 필요한 법무사비용, 매매금액대가 커서 취득세도 수천만원, 중개수수료도 매도매수 각각 지불해야하는 것을 고려하면 천만원 육박

2. 내가 살고 있는 집을 매물로 내놓기

대출한도를 알아본 후에 최근 1-3개월에 거래된 실거래가를 확인해서 내가 팔아야만 하는(매매대금으로 확보해야하는) 최소한의 가격대를 확인하고, 직전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1-2천 갭을 두었고, 여기서 바로 매수자가 붙을 경우, 네고가능한 룸을 두고 금액대를 설정했다.

그렇게 집 근처 3군데 부동산에 집을 내놓았고, 생각지도 못하게 부동산에 내놓은 첫 주말에, 처음 본 매수자가 집을 사겠다는 의사표시로 당일에 계약체결하게 되면서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매도완료!

이 동네에서 지난 전세계약등으로 개인적인 감정이 좋지 않은 부동산임에도 동네 물건이 많고 매수자가 붙기 쉬울 것이라는 판단에 물건을 내놓은 부동산에서 매도계약을 체결하게 되어..기분이 좀 좋지 않았으나, 어쨌든 그 곳에서 매수자를 소개했고 네고 없이 내가 내놓은 매가로 계약을 체결해주었으니, 수수료는 지불해야 하는 것은 맞으나,돈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 개인적인 감정이야 어찌됐든 팔아줬으니 수수료는 주는게 맞지

3. 매수할 곳의 범위를 정하고 틈새임장을 통한 세분화

아이 학교 문제로 지금 살고 있는 구를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가고 싶고 그리고 조금이라도 입지상향을 위해 내가 가야할 곳은 거의 정해져 있었다. 13-14년에 입주한 집근처 뉴타운지역!!

우리 집을 내놓기 1-2달 전에 어디쯤으로 가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물건을 미리 보고 분위기도 살필 겸 매수하고 싶은 단지에 한 번 임장을 가보았었고, 그 인연으로 연락이 닿았던 부동산 덕분에 매수물건 물색도 속도감 있게 처리할 수 있었다. 집을 내놓으면 언제 어떻게 매수자가 붙어 계약이 될지 모르므로 매도 이후의 절차에 대해 준비하는 차원에서 매수할 아파트 단지에 미리 가보고 부동산에 들러 물건브리핑을 받는 등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매도계약한 날 오후에 가서 매수가능한 매물을 3-4건 보고, 혼자 결정하기 부담스러워 남편과 평일에 다시 한 번 매물을 여러 건 보었고, 1-2주 사이 원하는 단지에서 예산 범위 내에서 원하는 조건을 갖춘 집들은 다 볼 수 있었다. 내가 먼저 본 집은 남편과 같이 봐서 두 번씩 본 물건도 있는 상황이라 어떤 집으로 결정할지 미리 어느 정도 합의는 보았는데, 집보러 가는날 전날에 우리가 본 타입의 아파트와 동일한 타입이지만 좀더 입지가 좋은 동이 나왔다는 부사님 말씀에 일단 결정은 보류했다. 한두푼도 아닌 실거주 갈아타기인데..일단은 후회없이 예산범위 안에 물건을 보고 싶어서 주말에 제일 이른 시간으로 약속을 요청했다.

4. 매수물건 결정 후 밀당과 고민의 시간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집은 평일에는 볼수 없고 주말에만 집을 볼 수 있는 상황이었고,

지난 토요일 11시 반,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어떻게든 오늘 결정하고 만다는 생각으로, 가계약금이 아닌 계약금 쏠 수 있는 총알 장전..그리고 중요한 OTP도 같이 ㅎㅎ (전날 은행창구 가서 OTP한도를 일일/회당 모두 최대로 변경..이게 모바일로 변경될 줄 알고 변경하려고 했더니, 한도변경은 은행창구 방문이 필요한 일. 하루 전에 해보지 않았다면, 자칫 난감한 상황에 직면할 뻔했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매수할 단지에 가서 매물결정을 위한 마지막 단계로 해당 매물을 보았고, 근 열흘간 집을 보고 고민해왔던 탓에 이제는 같은 타입의 옆 동이냐 새로 보게되는 집이냐만 결정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층은 2개 층이 높았고, 동의 위치는 단지 내 가운데로 더 들어온 위치..단지 내에서 선호하는 커뮤니티 시설이 있는 동의 바로 옆동! 집 상태는 벽지 등 조금 지저분했지만..어차피 도배하고 들어올 거니 패쓰~ 내부는 꾸미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것이고, 무엇보다 난 지분과 입지를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추자.

굳이 두 물건 간의 차이라면 전에 봤고 맘에 두었던 그 집은 매도인의 세금문제로 2천만원의 네고폭이 있었고, 새로 본 집은 직전 실거래가에 맞춰서 나온 집(하필 물건을 보는 와중에 최근 들어 가장 높은 실거래가가 찍혀서 ㅠ)이고, 심지어 집주인은 더 받길 원하는 상황이라 우리 쪽 부사님이 시도했지만 네고는 500도 안되는 것으로 칼거절당함

그 전에 봤던 집과 큰 차이는 없는데..2천만원을 더 주고 사야 하나 싶은 마음에 잠시 내적 갈등이 휘몰아쳤다. 층이 애매한 중층(6층/15층)이라는 것과 그리고 좀 더 안쪽에 위치해서 임대동와 더 떨어진 동이라는 이유 정도? 이게 그 정도의 입지에 대한 차이값이겠지만..내부가 좀 더 지저분한 점과 가격네고 폭에 어떤 선택이 맞는 건지 고민고민이 이어졌다. 우리 말고도 그날 오후 매수희망자 3팀 대기 중인데 처음 집 보여준 우리에게 네고하며 거래할 생각 없다는 매도인쪽 부사님 말씀..솔직히 이쯤에서 살짝 기분이 상하긴 했으나..어떻게든 결정을 해야했다.

나중에 팔 때를 생각하면 물건을 소개하는 입장에서 봐도 중층과 저층의 차이는 무시 못 하고, 임대동에 대한 선입견이 없다손 쳐도..아무래도 단지 안쪽에 위치한 동이 더 낫다는 부사님의 말씀(거래금액 높여서 수수료를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게 아닌 물건에 대한 본인 의견을 피력하는게 느껴졌음)과 천만원 정도 네고 해보고 매도인이 안 된다고 해서 뒤로 물러서는 게 아니고, 까짓 거 안 깎아주면 말고라는 마음으로 시원하게 계약금 쏠 수 있는 기마이가 필요하다..부동산은 기마이로 사는 거다..그렇게 실거주 들어가서 살다보면 또 갈아탈 수 있는 시기가 된다는..밴봉장님의 이야기들도 귀에 멤돌고..

그래 이왕 하는거 지금 2천만원이지만 나중엔 그 차이가 더 커질 수 있고, 실거주로 살면서 조금 비쌌어도 그 집으로 할껄껄껄하는 후회를 하지 않기위해, 그리고 매도할 때 크게 걸리는 거 없이 조금이라도 좋은 거 사자! 고 결심했다.

5. 매도인-매수인 간의 계약조건 문자로 확인하고 가계약금 이체하기

우리쪽 계약금과 중도금/잔금 금액과 잔금일정에 매도인이 별 의견 없어서 순조롭게 계약이 되는가보다 싶었고, 중개사님 간에 계약내용 확인하는 문자 주고받고..이로써 양자 간의 계약이 성립되고..여기서 오고가는 가계약금은 계약금의 일부로 인정되고, 매수인의 변심 시 계약금 포기, 매도인의 변심 시 계약금의 배액배상이 성립됨을 확인하고 인정한다.

그 과정을 거치고 계좌 주면 바로 가계약금 입금가능한 상태로 대기하였으나, 그땐 미처 몰랐다.계좌 받기가 그렇게 힘들게 될 줄이야.

내가 물건을 결정하는데 소요된 내적갈등의 시간보다..아마 그 이상의 시간동안 계좌를 기다린 것 같다. 매도인 쪽 부동산에서 계약조건 보냈다고 하는데 바로 계좌가 오지를 않았다. 요즘 대부분은 본인계좌를 모바일에서 복사해서 붙여넣기 할 수 있을텐데…흠..이상하네….처음에는 아이 학원라이드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양해를 부탁하더니..부동산에서 다시 재촉하는 전화를 하니 계속 통화 중이라는 회신;;;;

아..집을 일단 내놓았고 주말에만 보여줄 수 있으니 아침일찍 생각없이 집을 보여줬는데, 단지내 물건들 이미 다 보고 최종 결정 직전으로 작정하고 온 내가 계약을 하자고 들이대니..심히 당황했구나..를 직감할 수 있었다. 이런게 기마이였나보다 싶었다..작정하고 밀어부치니 오히려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주춤하기도 하는..집을 볼 당시에 집주인인 아이아빠와 아이만 있어서 아마 부인과 이야기가 필요한 것 같다고 부사님이 둘러대긴 했는데..

가족들과 이렇게 금새 매도해도 되는지를 상의하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추론..내가 사는 집이 3시간 만엔가 사겠다고 계약서 쓰자고 할 때 나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으니까..매매가를 좀 더 높여서 내놓을 걸 그랬나..싶은..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바뀌는 게 사람이라지

그래서 결론은 계약을 하겠다는 건가..말겠다는 건가..당황한 우리 쪽 부사님은 식사도 못 하셔서 어쩌냐며 과일을 내오고, 아무리 봐도 좀 경우에 어긋난 상황 같아서 기분이 나빠지려던 찰나, 부사님이 계좌 받았다면서 계약내용 정리해서 나에게 문자로 보내주시고, 그렇게 삼천만원의 가계약금 이체하면서 계약이 성립되었다!

참! 가계약금을 이체하기 전에 대부분의 부동산에서 확인과정을 거치겠지만, 등기부상 소유주에게 가계약금은 이체해야하므로, 이체계좌의 예금주와 등기부상 소유주인 매도인이 동일인인지는 반드시 확인해야함!

이렇게 새로운 집 매수를 위한 한 페이지를 넘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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