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갈아타기 7 (가성비인테리어 팁)

이사업체 선정, 대출자서에 관한 준비까지 마치고 본격적으로 인테리어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입지를 올려서 가는 상황이라 올수리를 하기는 자금 사정이 녹록치 않았고, 그렇지만, 실거주이다 보니 인테리어를 아예 하지 않고 들어가기는 어려워서, 처음에는 도배만 하려고 했었다. 바닥은 장판이 아니라 마루라서 장판 깔듯 쉽게 바꾸지는 못 하겠고, 입주한 지 근 10년이 다 되어가는 집이다 보니 기존에 해놨던 인테리어 트랜드가 달라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가성비 인테리어!!

가성비 인테리어는 최소한의 또는 적은 비용으로 인테리어를 해서 가능한한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주로 눈에 확 띄이는 시각적인 것을 위주로 바꾸고, 예를 들면, 집안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벽지, 바닥(마루), 창틀 또는 문틀, 그리고 조명을 바꾸는 것 정도로 볼 수 있다. 이번에 이사하면서는 도배, 싱크대와 신발장 등 나무가 보이는 곳 전체에 인테리어필름시공, 식기세척기 설치를 위한 싱크대 하부장 리폼 그리고 조명교체를 통해 직접 컨셉을 잡고 가성비 인테리어를 해보기로 했다.

벽지는 색상이나 톤만 바꿔줘도 집안 전체가 확 달라져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도배는 인테리어에서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고 그 효과도 매우 크다. 이번에 보관이사를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원인도 시공에 1-2일 소요되는 실크벽지 도배였는데, 아무래도 합지도배보다 입체적인 질감이나 pvc코팅면에 의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릴 수 있어서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시공의뢰를 위해 실제 도배업체들 몇 군데 알아보니 기술자가 더 투입되거나 짐이 없는 빈 집인 경우, 20평대는 하루 종일이면 초배지 작업부터 가능한 것으로 견적이 나와서 도배 이외에 다른 간단한 시공을 하는데 시간할애도 가능하게 되었다.

가성비 인테리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하는 인테리어 컨셉을 정하고 그에 따라 시공할 부분이나 단계를 결정해서 내가 직접 개별 업체와 컨텍해서 견적을 보고 공사를 의뢰하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볼 수 있는 인테리어가게는 여러 가지 시공단계들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주된 업무로 하기 때문에 그 업체가 중간 마진을 가져가므로, 직접 시공업체에 의뢰하는 것보다 견적이 비쌀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도배업체를 서너군데 알아보며 견적을 의뢰하는 중에 도배/장판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와 토탈인테리어업체에 각각 견적을 의뢰했는데 동일 장소에 대한 시공금액 자체만 35% 가량 차이가 났고, 당연히 중간 마진을 기본으로 하는 토탈인테리어업체가 더 비싼 가격을 제시했다. 도배장판 전문업체는 별도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지 않고, 도배지 샘플도 시공 일주일 전에 택배로 샘플북을 받아보고 벽지를 고를 수 있는 시스템이고, 토탈인테리어업체는 우리가 아는 인테리어가게로 가서 견적상담을 하거나 도배지를 보면서 고를 수는 있겠지만, 당연히 임대료나 업체 연결에 따른 중간마진이 가격에 녹아져 있는 형태이다.

도배(마루가 아닌 경우 장판 포함) 다음으로 인테리어 효과를 높여주는 것은 주방과 욕실시공인데, 싱크대를 새로 짜 맞추고 욕실에 타일을 덧방해서 새로 시공하는 것은 가격대가 부담이 되므로, 요즘은 특히나 인건비의 상승이 커서 더욱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사가는 집의 싱크대 하부장의 컬러가 너무 눈에 거슬렸던 차에 인테리어필름을 시공해서 적은 돈으로 새로 시공한 듯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싱크대를 필름작업하려고 결정하다 보니 원래 있던 창틀과 문/문틀의 색이 전체적으로 조화롭지 않을 것 같아서 결국엔 전체를 인테리어 필름으로 시공해서 분위기를 바꾸기로 했다.

인테리어 필름시공은 요즘 들어 그 활용범위가 매우 넓어져서 집에 따라서는 벽지 대신 인테리어필름을 쓰는 경우도 있고, 다양한 질감의 재질 표현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새로 가구를 바꾸고 시공하는 것보다 빠르고 간편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시공이 가능하고 그에 비해 시각적인 효과는 매우 크기 때문에 의뢰한 사람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보였다. 집에서 나무로 되어있는 부분과 모든 창틀, 싱크대, 냉장고장, 신발장, 붙박이장 등을 전체 시공하는데 평균 2일 정도 필요하고, 어떤 업체는 무조건 3일은 주셔야 한다고 하며, 급하게 시공할 경우 마감퀄러티가 떨어질 수 있다고 넉넉한 시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인테리어필름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3군데 업체에 견적의뢰해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우리가 원하는 일정에 최대한 맞춰주는 업체를 선정했는데, 시공의뢰한 곳의 사장은 내가 보내준 사진 외에 개별적인 서칭을 통해 시공할 집의 구조를 자세히 확인해서 시공할 필요가 없는 부분을 별도로 알려주기도 해서 더욱 믿음이 가기도 했다. 또한, 그 업체는 견적문의에 대한 답변에서 가격이 너무 저렴한 업체를 찾지 말고, 완성도 있는 시공(대표가 직접 시공을 강조)과 책임 있는 as(이 업체는 3년간 as)를 강조하셨는데 내가 받아 본 견적 중에선 이 업체가 가장 저렴했었다는 사실.

그리고 나서 가장 마지막 단계이자 집 분위기를 매우 좌우하는 조명교체 업체를 선정하는데, 요즘은 LED조명의 단가가 낮아져서 업체마다 비용차이가 많이 나지는 않았지만, 국산과 중국산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고, 화장실/주방에 매립등을 모듈을 조정하느냐 그냥 일반적인 LED를 설치하느냐에 따른 가격대도 달랐다. 아파트의 구조가 대부분 비슷해서, 설치하는 조명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규격(와트는 대부분 50와트 위주로, 거실등이 2개면 50와트 2개)이 있음에도 설치하는 사람의 인건비와 조명의 도매/소매간 가격차이 정도가 업체별로 차이가 있었던 것 같았고, 나는 전체적인 조명설치 가격대와 조명의 색온도 정도를 정하는데 집중했다.

조명의 색온도는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달라 체감이 매우 다르고 전적으로 취향 문제라고 했는데, 나는 너무 밟고 눈부시게 하얀 빛은 좋아하지 않아서 적당히 중간색인 4000K로 해 달라고 했더니, 사장님이 왜 부엌에서는 공부방에서는 하얀조명을 쓰는지 설명해주시면서 10명중에 0.5명이 이렇게 의뢰를 한다고 하셨다. 주방에서의 위생과 공부하는 곳에서의 집중도 향상을 위해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흰색 조명을 권하셨으나, 어디까지나 조명은 취향의 문제이므로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장단점은 알고 선택하시라는 조언을 들었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색온도는 전구색이 3000K, 중간색(주백색)이 4-5000K, 흰색(주광색)은 6500K로 구성되는데, 전구색은 너무 어두운 편이라, 주백색을 메인으로 하고 중간에 스탠드같은 간접조명을 설치할 계획이라 4000K로 결정했다.

이렇게 원하는 시공단계를 결정하고, 블로그를 통해 업체를 찾아서 마음에 드는 시공사례를 고르고, 개별적으로 연락해서 견적을 받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격대를 낮추고 만족할만한 수준의 결과를 얻으려면 힘들어도 업체에 직접 연결해서 시공하는 사람과 문자나 통화 등을 해보고 대략적인 스타일을 파악해서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은 가성비 인테리어에서 필수적인 것 같다. 아마 토탈업체를 통해서 일을 진행했다면, 시공의뢰할 업체를 찾아볼 필요도 없고 거기에 따른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었겠지만, 그만큼의 비용도 늘어나고, 중간에 조율하는 업체를 통해서 개별 시공자에게 내가 원하는 바를 세세하게 확인하고 시공을 의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