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초 입학설명회 시즌..지원하기 전에 고려할 사항(3. 교육비용)

사립초는 무상교육인 공립초와 달리 별도의 입학금과 등록금을 학부모가 부담하며 6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을 다녀야 하므로 지원하는 입장에서 교육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 물론 사립초를 지원할 생각을 하는 학부모의 경우 등록금 정도야 큰 무리없이 지원가능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학교가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때는 사람이라 그런지 늘 본전 생각이 났고, 내가 여기에 돈을 얼마를 내는데..등등의 생각과 더불어 실망감이 배가 될 수 있으므로 미리 알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직장 다니는 관계로 친정엄마의 손을 빌리던,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을 보내던 나에게 육아비용은 항상일정 수준 이상의 고정지출이었고, 월급에서 적지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유사한 수준의 비용을 초등학교에 계속 지불해야하는 측면에서 부담은 덜 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른 하교 후에 학원을 보내던, 사립초를 보내서 학교에서 가급적 오랜 시간 지내게 하던 간에 초반 비용의 차이는 크게 다가오지 않았었다.

추첨에 당첨이 되면 입학금(우리 아이땐 100만원)을 내고, 교복을 맞추고 입학식을 한 후에 3월경에 1분기 등록금과 1학기 스쿨버스 비용을 청구받는다. 3개월 단위로 나누어 청구되며, 아이 학교의 경우 1학년은 보조담임이 계셔서 그 인건비를 아이들 인원수로 나누어 1/n로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구조이고, 학년별 교육비를 보면 대동소이하나 추가 인건비를 부담해야하는1학년이 조금 더 부담이 되는 부분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 같다. 그래도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담임 선생님이 30명을 다 세심히 케어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인정하는지라 이 부분은 불가피한 그러나 아이들에게 꽤 도움이 되는 비용이었던 것 같다.

분기당 청구되는 교육비 외에 학기별로 청구되는 스쿨버스 비용은 왕복과 편도로 나뉘고, 편도라고 해서 반값이 아니라 왕복 비용의 70%선으로 부담하여 상대적으로 편도를 이용하는 아이들은 많지 않았던 것 같고, 여기에도 등교와 하교시간에 승하차 도우미 선생님이 계셔서 그 인건비 역시 적지 않기는 했다. 사립초마다 나름의 교원구성 및 학교 커리큘럼 등이 상이해서, 학비는 학교마다 차이가 좀 많이 나는 편이고, 아이학교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느낌이었던 것 같다. 6-7년전 1학기 스쿨비용이 80만원, 1분기 수업료가 190만원 내외였던거로 기억하는데 나는 당시 순진하게도 이 비용이 졸업할때까지 고정인 줄로 착각했었다. 그러나, 수익자부담구조인 학비는 해마다 인건비 상승 등을 반영해서 졸업시점에는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되어서 엄마들 사이에서 빨리 졸업해야될 것 같다라는 우스갯소리도 했었다.

그러므로 입학설명회에 가서 안내받는 학비에 대해 일정 수준의 인플레 반영을 하여 6년간 매년 부담하여야 하는 비용이 늘어날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도 학부모 입장에서는 필요할듯하다. 특히나 코로나시기에는 등교도 못 하고, 집에서 원격수업을 하는데도 학비를 부담해야 했었고 당시에는 그 부분에서 엄마들끼리 아깝다는 의견이 분분했었다. 실제로 온라인 입학식을 하고 학교를 가지 않는 기간에도 학비는 청구되어 나갔고, 그나마 일방이 아닌 쌍방의 원격수업을 모든 과목에 걸쳐 진행했고, 구글클래스 등으로 숙제 등이 배부되고 등교를 하게되는 주간에는 학습진도에 맞는 테스트 등의 적정 수준의 학습이 이어져서 그 값을 한 것 같다는 마음의 위로는 얻었다는 ㅎ (이 글을 정리하다 생각이 났는데 지금은 무상급식으로 이루어지는 급식비도 아이 입학초기에는 비용부담을 했다. 공립이 아닌 사립이라서 교육청에서 해당 예산을 배정해주지 않는 사유였다고 하는데 개인별로 얼마되지 않는 비용이었지만, 불공평하다 느끼기도 했었다.)

기본적인 학비와 스쿨버스 비용 외에 학기 중에 방과후를 몇 과목이나 선택하느냐에 따라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클래스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략 과목별로 15-20만원 내외라 꽤 저렴한 비용으로 학교울타리 안에서 수업을 듣고 하교할 수 있어서 이 부분 역시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 다만, 학교에 지불하는 등록금은 직장인인 학부모에게는 연말정산대상이라 미취학 아동의 학원비 등으로 소소하게 공제받던 것이 끊기지 않고, 좀 더 큰 단위로 세액공제에 들어가서 13월의 월급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긴 했었다. (초등학교 이상부터는 학원비는 세액공제 대상이 아님)

그리고 사립초라서 발생하는 부가적인 비용인 교복비용이 있다.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니 국가에서 입학준비금 명목으로 교복비용도 지원받고, 다양한 교복업체에서 경쟁입찰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탓인지 사립초 교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초등학교 교복은 보통 입학할 때 맞추고 3-4학년 즘에 한 번 더 맞춰서 졸업할 때까지 입히는 것이 일반적이고, 유치원생이나 다름없는 초등 저학년 때는 교복을 딱 맞춰서 입히기보다는 2년 내외는 더 입혀야 되서 안에 밑단도 넉넉히 넣어달라고 주문하고 전반적으로 큰 느낌이 나도록 입혔던 것 같다. 자켓이나 치마/바지, 블라우스/티셔츠 등의 기본 아이템 외에도 가디건, 코드, 바람막이, 패딩점퍼, 패딩조끼 등등 모두 학교교복으로 맞춘 옷을 착용해야 해서 저학년이거나 활동적인 아이의 경우 불편한 교복착용을 꺼리기도 하고 체육복을 주로 교복처럼 입기도 한다. 체육복도 일반적인 스포츠웨어의 재질을 못 따라감에도 무슨 연유인지 기능 대비 상당히 고가의 가격대를 유지해서 나를 비롯한 많은 엄마들의 불만이 있었지만, 이게 쉽게 바뀌는 사립초는 보지 못했다.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 기모바지도 나오고, 여자아이들도 바지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저학년때만 해도 추운 겨울에 홑겹의 교복(어쩌면 내가 중고등학교때 입었던 교복과도 유사한 재질;;;)에 아이가 추울까 기모타이즈에 내복에 겹겹이 껴입혀서 보내곤 했었고, 1학년때인가 수급 문제로 학교패딩이 늦게 나왔을 적에는 한시적으로 검정/남색 색상에 한해 사복 점퍼를 허용하기도 했었다. 여름에도 교복재질이 요즘의 기능성 수준을 따라가지 못 해 무더위에 특히나 체육이라도 해서 땀이 범벅이 되는 날에는 매일 빨아대기 바쁜 적도 있었다.

초등학생이라 옷을 조심스럽게 입지는 못 하기에 티셔츠나 블라우스는 매일 빨아줘야 하는데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했던 나는 교복이나 체육복 모두 기본 아이템은 1-2개씩 맞추고, 나머지는 종종 선배엄마들이 당근이나 중고나라에 올리는 옷들(사용감은 있지만, 돌려 입히기에 괜찮은 것들 위주로)로 수량을 채워서 적절히 돌려입혀서 직장맘의 빨래 수고를 좀 더는 방식을 택했다. 그리고 교복이나 체육복이 다소 비싸기는 했지만, 매일아침 무슨 옷을 입느냐고 실랑이 하지 않아도 되고, 아이들끼리 흔히 할 수 있는 옷차림에 대한 비교나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환경이 아니어서 이부분도 만족스러웠고, 특히 평일에 다른 아이들에 비해 사복을 입을 기회가 많지 않아 아이 옷값 절감에는 적지않은 효과가 있었다.

소중한 내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 더군다나 다른 비용도 아닌 교육비용이라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깝다는 생각 없이 지불할 의향이 있기마련이지만, 무상으로 이루어지고 시설정비 등도 나라 예산으로 비교적 제때에 이루어지는 공립초에 비해, 사립초는 수익자부담이 원칙인지라 학비에 대한 비용도 부담이고, 모든 것에 재단의 협조나 이해관계 등을 토대로 한 비용부담이 있다보니 보기에 따라 전통과 역사가 있는 교정이나 교육환경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모든 선택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게 마련이고, 아이와 부모의 성향과 교육목표, 가치관에 따라 잘 맞는 학교를 선택하고, 당첨이 되어 학교를 선택한 이상, 학부모는 학교의 결정과 방식을 최대한 믿고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물론 매사에 그런 스탠스를 유지하기란 경험상 쉽지 않지만, 적어도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신뢰를 가지는 것이 아이가 행복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의 시작일듯 싶다.

재학생에게는 자율휴업일이 주어져 공휴일이 없는 11월에 휴가와 같은 느낌이지만, 추첨을 앞둔 예비입학생들에게는 긴장도가 높은 한 달일텐데..많은 분들이 좋은 학교들과 연이 닿는 행운이 깃들기를 바래본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