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에 이사온지 만 9년이 지난 시점에..마음 속으로 준비만 해왔던 실거주 갈아타기 프로젝트가 갑자기 시작되었고, 너무 오랜만에 해야할 이사라, 솔직히 뭐부터 준비를 시작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계약서상 잡힌 잔금날짜는 12.20일..이 날짜에 지금 집에서 짐을 다 빼고..들어갈 집의 잔금을 치뤄야 하는데…
이사갈 집(14년 입주)이 지금 집(01년 입주)에 비하면 꽤나 신축에 속하고, 그 집에서 오래오래 살아야지라는 생각보다 일정 기간 살다가 다시 한 번 이사할 계획이라 대대적인 인테리어에 돈을 녹이고 싶지는 않아서 집을 보러 다니면서도 도배와 led등 교체 그리고 싱크대 필름지 시공 정도만 손볼 생각이었다.
이 집은 입주 시 세팅된 순정 상태라 도배는 당연히 필요하고, 싱크나 신발장 색도 좀 오래된 느낌이 확 들어서 ㅠ 마음 같아서는 싱크대도 바꾸고 싶었고, 하는 김에 욕실도 새로 하고 싶었지만..그럼 그냥 올수리로 가는 급행열차 ㅋ 인건비랑 자재비 등 오른 거 감안하면 최소 3천만원은 족히 깨질 것 같고, 인테리어하는 내내 신경써야하는 일은 모..두말할 필요도 없고;;;
작년말 21평짜리 임대놓을 집 인테리어할 때도 내 정신이 아니었는데..내가 살 집이면..더 신경쓸 일이 많을 거고 문제는 올수리할 경우 인테리어가 진행되는 한 달 간 지낼 곳도 마땅치 않고..어차피 한 번 더 갈아탈 생각이 있으니 적당히 소박하게 도배 정도 하고, 맘에 안 드는 싱크대와 신발장은 필름지 시공으로 메꾸고 입주청소하고 들어갈 계획으로 잡고 있었는데…
등 교체와 싱크대 필름시공은 꼭 이사당일에 하지 않아도 되지만..이삿짐이 들어가기 전 반드시 해야만하는 도.배.
이게 생각보다 당일치기로 진행이 까다로움을 뒤늦게 발견하게 되었는데 ㅜㅜ 작업난이도로 따지면 짐 있는 상태에서의 전체 도배와 비슷하지만..이사당일 매매와 관련된 절차..매도한 집 잔금 치르고 은행가서 근저당 말소하고 매수할 집 잔금치르는 등의 절차를 진행해가며 그 와중에 이삿짐 빠지고 도배하는 거 챙기고, 이삿짐 대기에 신경쓰며 동동거릴 모습에 조금 아찔해짐
작년 여름 윗집 보일러 누수로 거실 전체를 짐 있는 상태에서 도배했는데, 그날 일정상 나는 휴가를 못 내고 남편이 하루 집에 있으면서 도배하기 전후 뒷치닥거리하고 짐도 잘 안 옮겨주려는거 실랑이하고..나중엔 도배풀 제거도 안 하고 철수해서 남편이 바닥에 붙은 풀자국 떼고 일일히 청소하느라..개고생 ㅠㅠ 해서..도배는 무조건 빈 집에서 하는게 진리임을 깨달;;;
지금 내 선택지는 두 가지..당일도배 아니면 보관이사
<당일 도배시 고려사항>
- 이사갈 집의 짐이 오전 중에 빠지는 것을 전제로 오후 1-2시경 작업 시작(매도인 이삿짐업체에 양해를 구하면 짐을 빨리 빼주는 경우 11시경에 시작할 수도 있다고 하나..보통 오전 8시부터 짐을 패킹하는데..생각보다 어려울듯;;)
- 당일도배는 추가인력이 투입할 수 밖에 없으며, 오후 1-2시경부터 6시까지 전체 도배 및 이삿짐 들여서 세팅하는 것 까지 완료해야함 (일반적인 도배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5시경 완료_빈 집인 경우)
- 도배비용에 1-2인 추가비용 투입은 물론, 이삿짐을 하차하지 못 하고 대기하는 이삿짐업체에도 추가비용 부담은 필수
- 25평/빈 집 기준 합지 80만원 내외, 실크벽지는 150만원 내외 (발코니 확장 등의 경우 비용 추가)
- 비용이 부담되는 경우, 거실은 실크벽지로 방은 합지로 시공하기도 함(160만원 내외)
- 도배지의 선택에 폭이 없음..당일도배는 무조건 합지만 가능(아마 이것도 겨우겨우 되는 듯) 실크벽지는 시공이 까다롭고, 벽지 마르는 시간 등이 더 필요해서 당일도배는 불가
- 이삿짐을 오후 5-6시에 올려도 벽지가 마르는 시간이 부족해서 가전, 가구 등은 벽지에서 일정 간격 떼고 배치해야 하며(나중에 우리가 조금씩 위치 등을 손봐야하는 번거로움), 이삿짐 들이는 중에 자칫 벽지가 찢어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고..아마 이건 사전에 예고된 위험으로 도배업체에 재시공을 요구하지는 못 할 듯…;;;
- 도배하고 이삿짐 들이기도 시간이 빠듯해서 입주청소는 불가능(전 주인이 7-8년 가량 거주한 집이라 묵은 때는 벗기고 들어가고 싶은데 ㅠ)
✔ 이사 당일 도배할 경우 빈 집 도배 시 보다 1-2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므로 인건비 인당 20만원 내외 소요, 그리고 바로 패킹한 이삿짐을 내릴 수 없으므로 이삿짐업체에 대기비용(또는 추가수당)도 최소 2-30만원은 지불해야될 듯(맘까페에서 검색한 바로는 이사업체도 도배업체도 이사당일 도배는 꺼려한다는 ㅠ 뭐 돈을 주면 하기야 하겠지만…그리고 이사하는 당사자들이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안 한다는 후기가 지배적..그럭저럭 할 만했다 또는 잘 한 것 같다는 후기는 찾기가 어렵네)
✔ 기본 도배비용 외에 인건비+이삿짐 대기비용으로 최소 6-70만원 추가될 것으로 예상(여기에 잔금날 나와 남편이 감당해야할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보이지 않는 비용도 얹어야 할듯ㅜ )
<보관이사 시 고려사항>
- 기본적인 이사비용의 2배가 소요(이삿짐을 싸고 올리는 상/하차를 다른 날 하므로 인건비, 사다리비용 등 2회치 지불)
- 중요한 건 이사비 견적인데..요즘 5톤 기준 100만원 내외/7.5톤 기준 150만원내외라는데..3인가족 짐이니 5톤은 기본으로 넘을 듯하고..잔짐 정리해서 콤팩트하게 넘어간다 쳐도 6-7톤 정도로 비용 계산해야할듯)
- 금/토/일/손없는날 등은 추가비용 발생할 수 있으니..주의!
- 손없는 날은 음력 9일/10일/19일/20일/29일/30일이라는데…우리 이삿날은 12.20일..다행히 이 날은 아무 날도 아닌데..아놔..문제는 그담날 21-22일이 둘 다 손없는 날일세;;;이사비 견적받을 때 잘 이야기해 봐야지..자칫 눈탱이 맞을 각 ㅎㄷㄷ
- 이삿짐의 보관료 발생(올수리인 경우 한 달에 2-30만원이라는데 기껏해야 1-2일 보관료니 크게 고려할 필요성 없음)
- 이삿짐 보관장소 확인(파손, 유실 등의 피해범위에 따른 보험가입 여부와 cctv있는 별도의 창고 또는 컨데이너에 보관하는 업체로 선정하는 것이 중요)
- 도배지 종류에 대한 선택의 폭이 생기고, (전체 실크벽지 또는 실크+합지 조합으로도 가능) 무엇보다 쫓기지 않고 여유있게 이사할 수 있음
- 도배지 마르는데 1일 정도 두고 2일차 정도에 오전에 입주청소할 수 있음(가능할지는 견적 받으면서 물어봐야함)
- 청소완료된 상태에서 가전,가구 등 재배치 신경쓰지 않고, 원래 놓아야하는 자리에 적정 배치해서 추후에 신경쓸 일 적음(실크벽지인 경우 2일차 이사까지 안 마르려나…)
- 이사 후 2일 정도는 우리 3식구가 오갈데가 없게되어서…옆 동에 빈 방 많은 친정집에 신세를 져야함 ㅎㅎ (엄마는 번거로워하시겠지만..그래도 2일 정도는 괜찮을 듯 하다는 딸내미 생각 ㅋ) 안그래도 딸아이 방학 직전이라 이사날이랑 담날은 학교 앞인 할머니네서 지내도록 할 생각이었는데..객식구가 더 늘어서 안 좋아하시려나;;;;
✔ 보관이사할 경우 , 잔금 치르는 날 이삿짐을 정상적으로 빼는 것만 신경쓰면 되고, 나머지는 양쪽 잔금 치르는데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도배도 쫓기듯 하지 않아도 되서 꼼꼼한 시공을 요구할 수 있을 듯~ 그리고 입주청소도 깨끗하게 한 상태에서 이삿짐을 들일 수 있어서 좋음
✔ 대신 그만큼의 비용은 지불해야 함..도배비용 외에 이사비용의 2배니까…흠…넉넉히 여유있게 150만원이 추가가 되는..컥;;;;
당일도배와 보관이사..아직 견적을 받아본 건 아니라 대략적인 비용 추정이나
두 가지 방법 모두 추가비용 발생은 불가피하며, 추가비용의 많고적음의 차이..그리고 보관이사는 시간적인 그리고 심리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대신 당일 도배에 비해 기본 2배 이상의 비용이 발생할듯..
억대의 돈이 오가는 이삿날 1-2백만원 단위의 돈이 작아보이기는 하나, 과연 그만한 비용을 지불할 값어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해보기로..
이것 말고도 신경쓸 일이 하나둘씩 늘어나는데
우선은 둘 중에 어떤 방식의 이사를 할지 결정해야 도배와 이사업체 견적도 알아보고, 일부 가구 해체 및 재설치 비용과 일정도 잡을 수 있을 듯..
버리고 갈 것과 가지고 갈 것에 대한 정리도 조만간 대청소하며 해야할듯..한 집에 오래 살다보니..자잘하게 묵은 짐이 꽤나 많아서..당분간 집안정리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할 것 같다